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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monTree] 레몬트리 - Living+Cooking+Feature~*


주부에서 박물관 관장으로, 부엉이 박물관 배명희 관장


취미로 모아온 부엉이 소품들로 약 석 달 전에 부엉이 박물관을 오픈한 배명희 관장(50),

부엉이를 수놓은 앞치마를 두른 다정하고 소박한 모습이 이야기보따리 이웃집 아주머니 같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건너온 부엉이 석상, 이집트산 담배통에 새겨진 부엉이, 티벳트에서 만들어진

백동 부엉이, 부엉이 울음소리를 내는 스페인산 피리까지, 전세계 방방곡곡의 이름표를 단 부엉이들을

보며 '참 여러 군데를 다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하셨나봐요?",

외국 생활이라뇨... 평생 외국이라고는 박물관을 준비하면서 일본에 한 번 다녀온 게 다예요.

월급쟁이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림하는 주부였는걸요. 남편이 출장 다녀오며 사다 준 것,

아들이 배낭여행 가서 사온 곳들 빼고는 다 국내에서 구한 물건이에요." 도대체 믿기지 않는 말이다.

원산지도 제각각이고 수백 년이나 된 골동품도 적지 않게 끼어 있는데, 2천여 점에 이르는 저 많은

부엉이들이 다 국내에서 구한 것이라니. '아무리 발품을 판다고 한들 그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거나 그건 사실이다. 해마다 외국 대사관들이나 주한 외국인 부인회 등에서 개최하는

바자회에 꼬박꼬박쫓아다녔고, 코엑스나 호수 공원 등에서 열리는 전시나 박람회도 빼놓지 않고

다녔다. 진기한 물품이 모인다는 지하상가나 벼룩시장도 수없이 돌아다녔다고 한다.

배명희 관장이 처음으로 공예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던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강원도 산골에서 자란 그녀에게 처음 접하는 도회지 문화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그녀의 마음을 가장 잡아끈 것은 섬세하게 깎아 만든 목공예품들이었다. 그 이후

공예품들을 모으는 취미가 생긴 그녀는 기회만 닿으면 크고 작은 공예품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어린 동생들 눈에 띌까 상자에 꼭꼭 숨겨놓고 애지중지 모아온 것들 중에는 붕어부터 개구리, 닭 등

다양한 것들이 있았지만, 어느 때 부턴가 부엉이가 좋아져서 집중적으로 모으다보니 이렇게나

많아졌다. 무엇보다 모양이 예쁘고 정이가서 모으기 시작했지만, 지혜와 부를 상징하는 새일 뿐 아니라

환경에도 유익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부엉이가 더욱 좋아졌다. 박물관을 열기 전에도 이미

그녀의 집은 박물관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에 늘 구경오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다보니 차라리

카페를 하나 차리는 게 어떻겠냐는 말들을 많이 해왔고, 카페보다 의미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욕심에 박물관을 내기로 결심했다.

평생 무언가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수집해오면서, 그리고 그 수집품으로 박물관을 내기까지

좋았던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가족들에게 항상 공동의 관심사와 이벤트가 되어주었다는 점, 그리고

스스로의 삶을 끊임없이 개발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남편과 아들 둘, 식구들 모두가 워낙 유쾌하고

시끌벅적하게 말이 많다보니 뭐 하나 새로운 물건이 들어오면 온 집안이 난리가 나곤 한다. 큰 아들이

영문 설명서를 번역하면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작은아들은 이 디자인은 어디가 어떻네, 이러저러한

특징이 있네 하며 나름대로 연구를 시작한다.

박물관 역시 작은 아들을 필두로 온 식구들이 손수 갈고 닦아 개관한 가족 공동의 작품이다.

본인 역시 부엉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참 많은 것을 얻었다. 부엉이에 관한 것들은 물론,

그림부터 도자기, 나무, 엔티크나 문학작품까지 다양한 분야를 접하게 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박물관을 개관하고 나니 아내나 엄마로서가 아닌 자기 인생의 결실을 얻어낸

것 같아 흐믓하기도 하다. 부엉이 박물관을 개관한 이후 수많은 수집가들이 견학차 다녀갔다.

꿀벌, 개구리, 닭, 접시 등 그렇게 많은 수집가들이 있다는 것에 스스로도 놀랐을 정도. 내가 성공해야

저 사람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책임감 비슷한 것도 느끼고 있다. 부엉이 박물관의

재미는 온갖 소재와 형태로 형상화된 부엉이만이 아니다. 구석구석 장식장으로, 선반으로 혹은

테이블로 기능을 하고 있는 엔티크 가구와 소품들은 또 하나의 컬렉션을 이루고 있다. 하나하나 직접

모은 것이니 만큼 물건마다 이야기들도 얼마나 많은지 배명희 관장의 입담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먹고 쓰는 것은 남들이 보면 초라하다 싶을 정도로 신경 쓰지 않고 살았어도 부엉이를 모으는 데는

정말 열심이었다는 배명희 관장, 찾아온 손님 중 한 사람이 던졌다는 말대로 대한민국 아줌마의

진정한 자존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시작이니 갈 길이 멀다는 배명희 관장의 말처럼, 아주

오래오래 부엉이 박물관이 국내외의 명소로 자리 잡아가기를 바라본다. 더불어 더 많은 개인 박물관이

무궁무진 생겨나기를.


관람을 위하여 - 배명희 관장은 부엉이 박물관을 알차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 번은 반복해서

돌아보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꼼꼼히 보려고 마음먹고 둘러보아도 다시 보면 새로운 것이 보이고

또보면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다시 보이기 때문이라고, 정말 전시품이 어찌나 알차게 들어차 있는지

더러는 몇 마리의 부엉이들이 겹쳐 있기도 하고 어떤 부엉이는 아예 쿠션 뒤에 숨어 있기도 하므로

눈을 크게 뜨고 열심히 보면 볼수록 더 많은 부엉이를 만날 수가 있다. 박물관 내부가 여느 카페

못지 않게 아늑하고 자리도 비교적 넉넉하므로 여유 있게 둘러보고 담소도 나눌 수 있다. 쌍화차의

맛이 특별하므로 꼭 맛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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